독일에는 Bauchgefühl 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말의 '가슴으로 느낀다' 라는 말이 독일 표현으로는 '배로느낀다(Bauchgefühl)' 이다. 왜 이렇게 표현하는지 이제는 알것같다. 아래 자료 글에서 이야기한 교감신경계인 배의 태양신경총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참재미있는 표현이다.
배느낌. "내 배가 꼴리는 대로하라. 그것이 바로 답이다" 하고 말하는듯하다. 이 배 느낌이 직감 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을 하다보면 그 분이 오실 때가 종종있다. 그런 느낌을 직감. 이라 하는 것 같다. 예술작품은 이렇게 이성과 감성의 조화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내 마음 가는대로만 그리고 만드는 것 만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쏟아져 나온 것들을 분류하고 정리, 연구 하면서 제 2의 관찰과 경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은 행동을 말한다.
만약 자신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기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면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 내 눈앞의 사물을 지금 바로 관찰을 통해 그려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새 고민의 끝자락을 보게 될것이다. 그 느낌은 이런것이다. '아, 시원하다' 어느새 고민을 내려놓은채 그림에, 앞의 사물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집중하는 상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왜냐하면 홀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의지하지 않는 능동적 상태이며, 사랑 이라는 것은 수동적으로 받는 행위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접하면서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사물을 관찰하고 그 사물에 집중을 시도하는 행위가 떠올랐다. 관찰은 그러므로 사랑이다. 가끔씩은 정리의 시간을 가지고 나의 작업들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해 보는 태도도 소중하나, 그 보다는 행동하자. 배가 신호를 보낼때 머리로 옮겨 시물레이션하지 말고, 종이와 오일파스텔을 집어들기를 권한다. 생각해보면 예술과 연관없던 시절에도 직감은 발동했었고, 그것과 함께 결정이라는 것을 했을때도 있었다. 다소 이성적이지 않아 보이긴 했지만 자기만족도는 항상 높았다. 아뜰리에 점빵의 장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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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일 입시 포트폴리오 지도를 하고 있는 아뜰리에 점빵 세 번째 선반에 놓인 밀가루입니다. 오늘은 상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상상을 펼치는 것, 펼쳐진 상상을 발견하는 것은 우리 예술가들의 소임입니다. 예술은 기억을 풀어내는 강력한 도구 사람의 뇌는 감정과 함께 기억을 저장한다. 그래서 감정이 있는 에피소드는 더 잘 기억되고, 감정이 적은 기억들은 서서히 잊히거나, 애써 떠올리기, 급기야 외워야 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사람의 뇌는 감정과 함께 기억을 저장한다. 우리가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을 구분하는 이유는 원시 시대의 생존과 안전에 관련이 있다. 기억이 우선이 되면 경험을 기억하는 시간의 포식자에 잡혀 먹힌다. 감정이 함께 있는 경험은 우리에게 더 오랜 기억을 남기며, 우리의 뇌는 이를 통해 학습하고 미래의 상황에 대비한다. 이러한 감정과 경험의 연결은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경험들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안전장치이기에 부정적인 기억이 더 오래가는 것은 당연하다. "심하게 싸워서 엄청 화가 났었는데, 그때 무슨 일로 싸웠었더라?" 이 말이 바로 우리가 감정이 우선인 것을 설명해 준다. 하지만 감정은 남아있지만 스토리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감정이 우리에게 주는 신체적 정신적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슬픔, 기쁨, 분노, 만족감 이중 단어를 하나 떠올려보자. 생각보다 빨리 경험이 떠오를 것이다. 여기에 충격적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어 보자. 좀 어렵지만 뭐든지 떠오를 확률이 높다. 빅 히스토리 공부를 쓴 박문호 박사는 기억의 분류는 감정으로 나누어진다고 말하였다. "Thinking, Fast and Slow"를 쓴 대니엘 카너먼은 빠른 생각(감정)과 느린 생각(분석)으로 나누었다. 감정과 연결된 경험은 상상을 가져다주는 창조의 씨앗이다. 많은 경우 예술가들은 감정과 연결된 경험, 즉 기억을 작업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 후에 상상을 부여하면서 변형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잃어버린 기도의 비밀을 쓴 그렉 블레이든은 ‘느낌이 곧 현실이 된다’라고 말하였다. 프랑스의 과학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모든 진료는 육화하려는 성질이 있다.라고 말하였다. 즉 감정은 창조를 가져온다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감정은 기쁨, 슬픔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하다. 그래서 가스통 바슐라르는 다양한 감정을 시의 언어를 가지고 와서 물, 불, 공기, 대지로 설명을 한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을 가져온다.
봄의 물이란 "봄이라는 감정"과 "물이라는 감정"의 만남을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는 물이라는 단어가 봄이라는 단어와 합체가 되었을 때 더욱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상상이 생겨나와서 창조를 위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감정을 만나야 많은 감정의 합체를 할 수 있다. 그 감정의 시작은 바로 경험이다. 많은 경험이 중요한 것은 감정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자장면이라는 감정은 자장면 경험이 많은 한국인이 가장 잘 아는 감정이듯이 나만의 감정을 계속 만들어 가야 하기에 경험이 필요하다. 여기에 기쁨이라는 감정을 섞어보자! '기쁜 자장면'이라고 했을 때 우리의 뇌는 창조를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원래 있는 하나에 본인의 감정을 첨가해 주면, 가시적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다. 가스통 바슐라르가 말하는 물, 불, 공기, 대지라는 최소 단위의 재료와 예술가의 추상적인 감정의 상상력이 만나 밀도가 높고 그래서 파장이 느린 물질이 되는 순간인이다. 이렇듯 예술행위라는 것은 '그 모든 가능성들에 상상력을 펼쳐 가시화 되게 하는 것, 즉 형태를 가지려 하는 진료(재료)에 상상을 불어넣고 감정을 넣는 행위' 인 것이다. 로댕은 흙이라는 진료에 상상을 불어넣어 형태를 만들어냈고, 많은 화가들이 보이지 않는 감정을 색채로 드러내었으며, 그중 상상력을 거침없이 펼쳐낸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 그리고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들은 오늘에도 많은 동료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짧은 글을 소개한다.
심지어 그는 유한한 세상이 상상력의 그림자라고 말하고 있다. 예술가에게 상상의 그림자에 해당하는 결과물은 바로 작품이라는 물질인 것이다. <윌리엄 블레이크> 위의 그림은 물질 세상을 아래에 두고, 위로 갈 수 록 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도에서, 그가 지구를 벗어난 보이지 않는 세계, 상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듯하다. <히에로니무스 보스>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기괴한 그림을 그린 중세 화가이다. 위 그림은 <쾌락의 정원>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그의 상상력은 눈에 보이듯 선명하고 날카롭다. 화려한 색감은 상상력과 함께 이미지를 고조시킨다. 특히 극에 달하는 기괴함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예술가들은 상상에서 오는 작은 선택들을 사소하게 여겨선 안된다. 말실수 속에서 그 사람의 진실 혹은 의도가 더 잘 보이는 것처럼 '그냥 좋았어요. 갑자기 떠올랐어요’ 등 다소 모호한 감정이 동반된 선택들을 간과하지 말고 살펴보아야 한다. 때로 상상은 번뜩이는 짧은 순간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찾아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 삶'이라는 것은 비단 예술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필요하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관계나 상황에서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개선해 나가려는 태도야말로 창조성을 필요로 한다. 장기적 목표를 향해 끈기 있는 시도와 노력으로 나아가는 것을 '그릿'이라고 하는데, 그릿은 창조성의 한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어떠한 일을 끈기 있게 이어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창의적 시도인 것이다. 창의성은 실패와 실패에서 오 는 경험을 앞으로 나아가는 길로 볼 줄 아는 눈이기도 하다. '상상을 한다는 것' 은 삶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은 ‘삶이란 펼쳐짐에 참여하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만약 이 ‘펼쳐짐’이라는 개념에 ‘상상력’ 이 포함된다고 가정한다면, 이것이 바로 적극적 상상을 통한 창조적인 삶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가 예술가 일 수 있는 그리고 예술가 여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이상으로 기억을 풀어내는 강력한 도구인 예술이 얼마나 우리의 '감정과 상상력에 연관되어 있는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아뜰리에 점빵 밀가루 장지현 |
답을 모르고 가는 것은 그 자체가 미지이며. 앎의 부재가 주는 두려움은 입시를 앞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예술가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꺼이 모험 하여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 아는 세계, 언제나 만나는 편한 일상에만 머무를 뿐이다. '학생들의 결과물이 좋아야한다.’ 라고 생각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결과물에 집착 할 때 자칫 학생들이 내가 만들어놓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단지 나의 상상력 안에 머물도록 만드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그래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을 때에는 답을 정해 놓기 보다는 학생들을 신뢰하고 그들이 그들만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다만 유도해 주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흥얼거리는 노래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이 뭍어나게 하는 행위중에는 낙서나 드로잉 만큼 좋은 것이 없다. 가볍게 시작해서 집중으로 이어지면 점점 밀도가 생기게 마련이다. 어느정도 밀도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상상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결말에 도달한다. 그 때가 바로 작업이 끝나는 지점이다. 아주 사소한 궁금증이 깊이있는 질문이 되고, 그렇게 쌓인 질문들이 무게를 가지면서 어느날 툭 그냥 알게되는 순간을 만나듯, 그렇게 작업의 끝도 갑자기 툭 하고 오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때 오묘한 자연스러움은 덤이다. 어깨가 경직되었나 점검하고, 입을 앙다물었나 확인하고, 툭툭 가볍게 털어주면서 작업하자. 아주 많이 게을러져 아무것도 하기 싫거나, 좀 우울해서 꼼짝도 하기 싫을때 그린 드로잉이 인생최고의 드로잉이 될 수 도있다. 왜냐하면 그 드로잉에는 감정이 들어있을 높은 확율이 있기 때문이다. 궁금하면 하 번 시도 해보시라. 그리고 안되면 나한테 화내셔도 된다!!^^ 많은 것들이 어쩌면 주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좀더 가볍게 접근해도 무게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의미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의미있는 자들의 과다한 죄책감 인지도 모른다. 사뿐히 날아올라 벌처럼...그리하여도 된다. 충분히 충격적이고 충분히 아프다. 건강한 만큼의 스트레스만 지니시길. 아뜰리에 점빵의 밀까루 장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