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술 유학에서 핵심인 포트폴리오 즉 마패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포트 폴리오를 독일말로 마패라고 부릅니다. 보통 마패라고 하는것은 독일미대입시에서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말합니다. 상담을 하게 되면 " 테마가 중요 하나요?"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답변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입니다. 지원한 학교 모두가 떨어져 이유를 알고자 포트폴리오를 들고 상담을 신청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마패를 보면 많은 친구가 테마 때문에 떨어진 경우를 보게 됩니다. 좋은 작업을 해야 하는데 테마를 정해놓고 작업을 하니 작품에 자유롭지 않고 억지가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나 자기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옆에 설명을 길게 적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딱딱한 작업은 아무리 좋은 테마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반대로 작업이 좋으면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그래서 일단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 테마를 잡지 말고 하고 싶은 것 아무것이나 하자! 테마를 선택하는 것은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나의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반고흐 이름을 구글링을 하면 구글 이미지에 윗칸에 보이는 작품입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고흐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까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의 작품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생각해보세요! 작가의 테마 또는 주제를 알고 있나요? 많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못합니다. 저도 작가의 테마를 아는 경우보다 모르는 작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좋은 테마보다 좋은 작품이 우선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한번 찾아보세요. 심오하고 작가의 테마가 뚜렷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좋은 작품에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테마를 찾으려는 것은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자신의 주제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관객의 자유에 맡겨야 합니다. 관객이 자신 작품을 다르게 이해를 하더라도 그것 조차 즐겨야 합니다. 반고흐 작품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빛과 어둠의 움직임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반고흐는 많은 작업을 한 작가입니다. 많은 작업으로 자신이 황금빛과 푸른빛을 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것이 아닐까요! 이 작업 위의 작품은 반고흐 본인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고흐의 시그니처 작품인것 처럼요. 반고흐의 작품에 나오는 밤이 특별한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리기 때문에 시대에 앞선 이런 과감한 터치를 할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가르친 많은 친구들은 자신의 테마를 모르고 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업을 재미있게 하다보면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저희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쌤 제 작업을 보니 **을 많이 그리고 있어요." 이렇게 테마가 탄생되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좋아하는것을 알게 되면 작품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테마는 처음부터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 되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아뜰리에 점빵 파자마 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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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을 가르치다 " 위의 문장에서 중요한 점은 '학생' 이라는 단수가 아니라 '학생들' 이라는 복수인 점입니다. 2015년 부터는 세 명 이상의 학생들과 함께 입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종류이든 처음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해본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하실 거예요. 긴장감! 학생들은 쌤들에게 배우러 왔는데, 쌤들이 긴장하고 염려하는 모습을 보여선 어림없죠. 짜치는 모습 들키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하던 때, 나름 풋풋하던 그 때가 떠오릅니다. " 못 먹어도 고다! 우리만 믿고 따라와라. 나 믿지? " 거드름 피우며 장착된 모든 책임감을 쏘아 올리고, 우리의 삶도 따라 열정 부리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학생들이 저마다의 날개를 펴는 모습을 상상해 보셨나요? 그런 순간들을 함께 한다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으로선 아주 값진 순간들 입니다. 이런 감정이 기억에 쌓여갈때 학생들의 변화는 저희에게 " 되는구나! 변할 수 있구나! 그리고 나 역시도 가능 하겠구나! " 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초기 우리 학생들부터 지금까지의 그들에게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학생들에게서 돈을 받고 되려 배우게 된것입니다. 송구합니다. 너무 과한 표현처럼 들리시나요? 그러나 사실 입니다. 이치가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학생들에게 이미 이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얼마나 많은 우리 학생들이 이 글을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늘 고마워요. 우리는 그들을 통해 따라 배우고 더욱 성장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여기 할애하며 하는 이유는 이것이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 날개그림 그릴까? 그려 놓은것... 넣자 ㅋ! 펼쳐라 날개를! 우리 모두는 알고있지, 우리의 숨겨둔 아름다운 그것! 아뜰리에 점빵장 |
동네 점빵의 외상 장부는 저희 "아뜰리에 점빵" 에도 존재했습니다. 최근 다시 열어본 다이어리. 초창기 학생들 작업의 기록을 보면서 처음에는 아련한 기억에 잠기다가 "아이고 여러 사람 인생 큰일 낼뻔했네. 아무경험없이 겁없이 했구나 그때는...다행히 모두들 열심히 해주었기 때문이었지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었겠구나.." 하고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습니다. 그만큼 경험 없을 때 열정하나로 갔던것 같아요. 그거 아세요? 아마도 "된다!" 하는 느낌이 그때 저희의 기도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마음으로 한 명 한 명을 마주하고 만나온 시간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아무렇지 않게 평범해 보이는 소중한 노트들 입니다. 2013년에는 한 두 명의 학생들을 가끔 지도 하던 때라 제가 쓰던 개인 다이어리에 기록했네요. 실은 이 다이어리를 열어 보면서, 치기어린 글들과 무언가를 향한 숱한 다짐들 그리고 의연함과 동시에 민망함들과 다시 마주하면서, 오랜만이야 하고 오랜 저에게 아는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 나쁘지 않네요. 열심히 산것 같네요. 우리 파자마 피그 씨와 함께 ㅎㅎ 실은요, 수없이 기입하던 저의 손길이 그려지는듯 합니다. 음...재즈음악 탓이겠죠..? 센치..역시 난 f형..ㅋ 초창기 부터 코로나로 인해 모든 문서가 디지털화 되기 시작한 시점까지의 저희 학생들의 작업노트들 입니다. 외상 장부처럼 너덜해진 140여개의 공책들...하나씩 펴보면서 블로그에 가끔 다시 올릴날도 오겠죠. 지금은 조금듬성 조금꼼꼼 10여년을 훝어야하므로요. 학생들의 공책에는 그들의 생각과 우리의 의견이 교차하면서 훌륭한 테피스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손글. 아날로그. 펜과 공책. 조금 그리움. 아뜰리에 점빵장 |
많은 학생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시작한지 10년차에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첫 째, 시간이 없다는 50%이상의 핑계와 둘 째, 정말 바빴습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블로그를 하는 진짜 마지막 이유는 동안의 일들을 기록하고 정비 하면서 앞으로의 점빵의 모습과 나아갈 길을 그려보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블로그의 시점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주 왔다갔다 하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상입니다. 2013년 겨울 2013년 겨울로 거슬러 가볼까요? 독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막막하던 때로 기억됩니다. 외식이 왠말이냐, 커피는 집에서...를 구호로 외치면서 제 단짝 "파자마 피그(Hr.Pajama Pig)" 씨와 함께 베를린의 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브라운슈바잌 예술대에서 각각 예술/디자인 분야를 졸업하였습니다. 2012년 부터 가끔 한 명씩 시작한 마패지도 일은 2013년에 고정학생 1명이 되었습니다. 그 떄는 점빵이라는 이름도 없던 때였죠. 그 해 겨울은 더욱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크리스마스가 아련한 것일까요? 타지에서는 왜 그런지 모든 것이 1.5배 더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움도 외로움도 추위도 반대로 해방감도..ㅋ 우선 둥지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이 시작 되었습니다. 소일거리 알바자리를 찾아 열심으로 일하다가 작업옆에 더 자주 머무르고 싶은 마음에 더 본격적으로 마패지도가 시작 되었습니다. 아뜰리에 점빵장 |
점빵은 작은 가게라는 뜻으로 구멍처럼 작은 장소이나 없는것 빼고 다 있는 알찬 가게를 의미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어릴적 엄마가 "아무개야~가서 땡땡 사와라~" 하면 달려가던 곳, 집앞의 구멍가게 였습니다. 외상도 있고, 에누리도 있던 그 곳에는 수없이 지웠다 다시 기입 해놓은 꼬질꼬질한 흔적으로 빼곡한 동네 주민들의 외상장부도 있었죠. 이러한 풍경이 사라져가고, 큰 마트가 즐비한 요즘 그래도 점빵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씩 들곤합니다. 영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 분이 쓰레빠 질질끌며 가던 동네의 소소한 작은 점 같던 그 곳. 그 점으로 다 아는 이웃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그들만의 중력을 만들어 내었죠. 그래서 점빵이라 이름 하였습니다. 정확한 규칙과 구획된 선들이 만들어내는 큰 마트의 쾌적함과 편리함도 좋으나,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것 같은 점빵의 물건 쌓기! 그 속에서 발화하는 개성이라는 다소 시골스러운 자신만의 민낯을 찾아 내는 것이 저희 예술가들의 소임이라 여겨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소하게 점빵이라 부르고 다부지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정하게 건강한 중력을 지닌 그 곳의 점, 이제부터 "점빵" 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아뜰리에 점빵장 |